2010년 8월 25일 수요일

어쩌면, 아마 다시는 가질 수 없들에 대하여

 
 
 
초등학교 3,4학년쯤을 살고 있던 어느날,
출장길에서 돌아오신 아빠는 내게 곰인형을 안겨주셨다.
품에 한 아름이었던 갈색곰인형에 나는 '리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근데 이름은 대체 왜 리나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생긴거랑 이름이 따로놀아;)
몇년동안 리나는 이야기도 들어주고, 잠도 함께 자는 최고의 친구였다.
하지만 어느날 주위를 둘러보니 언제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그리워서 비슷한 인형을 사본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처럼 좋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엔 똑같은 인형이 아니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금의 나는 그때만큼 인형을 예뻐할 수는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운건 그 인형이 아니라 아마 '그 시절'의 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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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가질 수 없을 것 같아 그리워하는 모든 것을
이 인형처럼 생각하면 조금 편할 것 같다.
내가 가진 그리움은 특정한 대상을 향한 것이 아닌,
그때에만 가질 수 있었던 무언가를 가졌었던 나라고.
그러니 그건 다시 갖고 싶어할게 아니라, 평생 그리워해도 괜찮은거라고.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그렇게 괜찮을 것들이 늘어갈거라고.
 
이걸 깨닫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을 깨달아야 할까.
 이래저래 오늘은 곰인형이랑 친구하던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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